사명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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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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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를
차릴 건가요?











   출판사를 차릴 건가요? 나도 가끔 질문을 듣는다. 당연히 아니라고 대답한다. 나는 미래의 출판사 이름을 생각해본 적 없다. 꼭 차려봐야 알게 될까요? 미래는 모르는 일이지만 “그 전에 알 수 있다면 좋을 텐데”라면서 유리관은 『사명을 찾아서』를 썼다. 존재하지 않는 60여 개의 출판사 사명이 실린 책이다.

   유리관은 내가 편집한 전작 『교정의 요정』이 ‘일기집’이라고 약력에서 소개하고 있다(인문학인데). 이번 『사명을 찾아서』에 묘사된 모든 이야기는 허구로 창작된 것이라는데, 온라인 서점에 한국에세이로 분류되어 있다. 허구가 에세이? 분류는 늘 어려운 일이지만 그냥 이 책 자체가 뭔지 이해하기가 쉽진 않다. 그런 편집자의 노파심을 안고 어쨌든 읽었다. 곡물창고에서도 읽었지만 또 읽고,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파일로 읽고, 배드베스북스 인터뷰가 궁금해서 뒤에서부터 읽고, 앞에서부터 다시 읽고 침대에서도 읽었다. 혼자 읽을 때는 슬프고 이상했지만 같이 읽을 때는 죽은 기업인의 에세이를 내는 엑토플라즘 출판사 같은 대목에서 울 만큼 웃기도 했다.

   그렇게 이 책을 읽고 나는 알게 됐다. 차려보는 것도 좋겠고 대표가 되어보는 것도 좋고 “일하기 싫다”라고 정직하게 쓰는 게 좋은 것 같다. “죽이고 싶은 것 따위 없는 듯이 쓰고 있는 이들”(콘테나-추레라)을 잊지 않고 증오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출판노동자 유리관은 복수하고 싶어 한다. 욕을 하다가 자기 탓을 하고 말을 돌리고 시로 돌아가면서도 “세계가 내게 준 것”(리비아 콜로라도)인 복수심을 잃지 않는다. 그것은 이제 끼새수교 그 이상임이 이번 책에서 마각을 드러내는데……. 출판사 이름을 기억하고 그 의미를 따져보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그런 건 상관이 없지만 어쨌든 회사라는 게 도대체 뭔지 생각하게 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write 신새벽

출판사 민음사에서 13년째 일하고 있는 출판노동자. 유리관, 영이, 박동수, 윤아랑, 김영준 등의 첫 책을 편집했다. 『낯술, 낭독』을 동료 편집자들과 함께 썼고, 문체를 탐구하는 책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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